F   O   R   U   M

부    동    산    포    럼  

[김강산 칼럼] 월세 시대의 도래, 청년에게는 '부담의 일상화'

김강산
2025-05-23
조회수 338

아시아타임즈 기고.

[김강산 칼럼] 월세 시대의 도래, 청년에게는 '부담의 일상화'


2025년 1~2월, 전국에서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세입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전세가 아닌 월세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월세 신규 계약 중 월세(반전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에 달하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초로 60%를 넘어선 수치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에는 41.7%에 불과했으니, 임대차 시장의 변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비아파트 주택의 월세화가 가파르다. 2025년 1~2월 기준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76.3%에 달하며, 지방에서는 무려 82.9%로 집계됐다. 이제 지방에서 빌라나 다세대에 사는 세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월세 계약을 맺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이며, 월세가 '특수한 형태'가 아니라 '보편적인 계약 방식'이 돼가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다. 대표적으로 2021~2022년 집중적으로 터진 전세 사기 사건은 전세라는 제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보증금을 떼이는 '깡통전세' 위험이 부각되자 세입자들은 목돈을 맡기기보다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월세를 선택하게 됐다. 특히 빌라 중심의 전세 사기는 청년층에게 뼈아픈 경고였다.


게다가 전세대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한도는 줄고 금리는 높아졌다. 지금 수도권에서 1억 5천만 원의 전세대출을 연 4.5% 금리로 받으면 월 이자만 약 56만 원에 달한다. 이는 중소형 월세 수준과 차이가 없다. 실질적으로 전세는 더 이상 ‘저렴한 선택지’가 아닌 것이다.

 

임대인들도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보증금을 받아 운용할 유인이 줄어든 반면, 월세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입원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금 회수가 불확실해졌고 임대인 스스로도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청년층에게 심각한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로 상경한 사회초년생들, 신혼부부 등은 ‘전세’라는 선택지가 사라진 가운데 월세라는 지속비용에 묶이게 된다. 일정 소득이 쌓이기도 전에 매달 50~80만 원의 고정비를 감당해야 하니, ‘독립’이 늦어지고 ‘결혼’이 지연되며 ‘출산’은 포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현실은 청년들에게 ‘지금 월세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인 시대다.

 

나는 청년이자 감정평가사로서, 이 현상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시장을 분석하면 할수록, 월세 시대의 흐름은 피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제도를 완전히 없애거나, 무리하게 대출규제를 풀고 금리를 낮추게 되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세제도에 유동성이 대거 공급되면, 매매수요로 전이되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딜레마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청년과 서민을 위한 새로운 월세 시대의 주거 정책을 적극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무주택 청년 대상의 월세 지원을 늘려야 한다. 청년맞춤형 공공 월세주택을 일정기간 ‘고정금액’으로 제공하는 등의 제도는 시급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의 ‘월세형 공급’을 확대하고, 고정 월세 상한제나 분할납부 유도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임대 시장에서의 불공정계약이나 일방적 월세 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세입자 권리 보호 장치도 강화돼야 한다. 지금처럼 정책이 수요자의 현실보다 뒤처진 상태가 계속된다면, 청년의 주거안정은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주거 패러다임의 분기점에 서 있다. 전세의 시대는 저물고 있고, 월세는 일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그 전환이 가장 약한 계층인 청년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시장은 이미 바뀌었고, 청년들은 이미 버티고 있다. 이제는 정책이 따라가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청년의 삶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미래도 위협받을 수 있다.

1

경제살롱얼마니티브이 | 대표자 : 김강산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용약관

업자등록번호 : 121-38-61419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4-서울서초-2516 

개인정보처리책임자 : 김강산 

kks411@naver.com | 010-5824-3272 

서울특별시 서초구 명달로22길 49, 201호 (서초동, 스타시드)


Copyright © 2021-2025 경제살롱 all rights reserved


경제살롱얼마니티브이 | 대표자 : 김강산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용약관

사업자등록번호 : 121-38-61419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4-서울서초-2516

개인정보처리책임자 : 김강산 | kks411@naver.com | 010-5824-3272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명달로22길 49, 201호(서초동, 스타시드)

Copyright © 2021-2024 경제살롱 all rights reserved